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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뮤지컬] 레베카

by romainefabula 2023. 10. 27.

문화생활 카테고리의 글을 쓰려고 고민중이었지만 게으름 때문에 계속 미루고 있었다. 그러다가 뮤지컬 레베카를 보고 난 후 글을 쓰고 싶은 욕구를 참을 수가 없어서 이 카테고리를 시작하게 되었다.


공연장 :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관람일 : 2023년 10월
 
관람동기
원래 뮤지컬 본 적이 몇 번 없지만 두달전 런던에서 본 '오페라의 유령'의 여운이 많이 남아 있을 때, 라디오에서 뮤지컬 홍보겸 해서 레베카의 노래가 나오는 것을 듣고 갑자기 마음이 움직여 예매를 했다. 뮤지컬 배우가 부르니 TV에서 가수들이 가볍게 부르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레베카~ 나의 레베카~' 이걸 공연장에서 직접 듣고 싶어졌다.
 
스토리
사고로 아내 레베카를 잃은 막심 드 윈터가 몬테 카를로를 여행하다가 만난 '나'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고, 자신의 저택 맨덜리로 함께 돌아간다. 저택에는 레베카의 죽음을 믿지 않는 댄버스부인이 있고, 끊임없이 '나'를 괴롭힌다.
과연 레베카는 죽은 것일까? 아니면 어딘가에 살아 있을까?
레베카의 내용은 스릴러라서 결과를 얘기하면 안 되겠고, 이야기를 따라가는 맛도 있으니 직접 공연장에 가서 즐겨 보시길...
 
신영숙
뮤지컬은 예매할 때 캐스팅을 잘 봐야 하기 때문에 검색을 해 보니, 신댄(신영숙 댄버스부인)과 옥댄(옥주현 댄버스부인)이 나왔다. 예매도 신영숙과 옥주현 공연 때 자리가 아주 적게 남아 있었다. 신영숙이라는 이름은 처음 봤지만(뮤알못입니다) 왠지 느낌이 좋아서 예매했다.
레베카는 원작소설과 영화가 있고 거기서 나름 주인공이 있었겠지만, 뮤지컬로 만들면서 창작자는 댄버스부인을 주인공으로 생각한 것이 확실하다. 내가 느끼기엔 이 뮤지컬의 70% 정도 지분을 댄버스부인이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신영숙 배우라서 더 크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그만큼 이 배우의 성량과 어둠의 포스는 공연장 전체를 압도한다. 카리스마를 넘어서 어떤 때는 마녀가 아닌가 생각될 정도이다.
대사를 읊을 때도 한 글자 한 글자 꼭꼭 씹어서 이야기하고, 노래는 용이 불을 뿜는 것처럼 쏟아내서 노래를 듣는 내내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레베카에 출연할 때는 부캐 신용숙으로 활동하는 것이 어떨까? 미리 음원을 듣고 갔는데도 공연장에서 직접 듣는 느낌은 음원보다 몇 배는 강렬했다. 그 비싼 입장료를 내고 공연장에 가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반전이 있었다. 이 분 목소리와 노래가 너무 좋아서 동영상을 찾아 봤는데 처음에는 못 알아 봤다. 아주 무섭게 생겼을 줄 알았는데, 너무 순둥순둥하고 착하게 생겼다. TMI지만 (내 스타일로) 예쁘기까지 하다. 레베카에서 노래 부를 때 분위기도 그렇고, 커튼콜 때 인사도 허리를 전혀 안 숙이고 고개만 까딱해서 독할 것 같았는데 댄버스부인 컨셉을 유지하는 거였다.
이 분의 레베카는 언젠가 꼭 여러번 다시 봐야 하고, 다른 뮤지컬 공연도 찾아 봐야겠다. 글을 쓰다보니 관람기가 아닌 팬 선언문이 되어 버렸지만, 찐팬 하나 생겼습니다.
다른 곳에서 살 수 없고 공연장에서만 판매하는 CD도 사 왔으니 앞으로는 자주 신댄 목소리(CD1)를 들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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