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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떠난 사람, 남겨진 사람

항암 민간요법

by romainefabula 2022. 2. 6.

이번 글은 순수하게 개인적인 의견이고 저는 의학적 지식이 없습니다. 이 글을 따라 했다가 생기는 문제에 책임지지 않습니다.

암 치료를 위해서는 양방병원에서 하는 다양한 방법 외에도 다양한 민간요법이 존재한다. 아내는 거의 끝까지 병원에서 하는 항암약물치료, 방사선 치료 외에 어떤 것도 시도하지 않았다.

항암약물치료의 경우 몸의 면역력이나 간수치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몸이 견딜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어떤 치료와 병행할 수가 없다. 특히 버섯이나 약초 등의 민간요법은 대부분 간수치가 올라간다. 그래서, 이런 민간요법을 하면 간수치가 올라가서 항암약물치료를 제때 할 수가 없습니다. 몇 년간 지켜본 결과 항암약물치료는 암세포에 확실히 효과가 있다. 내성이 생겨서 효과가 덜해지거나 암세포가 약간 커지는 경우도 있지만, 항암약물치료를 안 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효과가 있다. 그런데, 민간요법은 누가 효과를 보증해 줄 수 없고 그에 대한 부작용이나 효과가 없음은 모두 본인의 책임이다. 항암치료 중 민간요법은 아주 신중히 결정해야 하고 한편으로는 도박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내 생각에는 민간요법을 써 볼 필요가 있거나 써야 하는 시기가 있는 것 같다. 나중에 생각해 보면 아내도 민간요법을 써 봤어야 했다는 후회가 드는 시기가 있다. 아내는 유방암 3기에 발견해서 6개월간의 항암치료 후에 수술하고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그 후 3개월 만에 암이 재발했다. 방사선 치료 이후에 민간요법을 사용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물론 암병원에는 항상 민간요법 사용하지 말라는 글이 여기저기 붙어 있다. 그것은 항암약물치료의 효과가 줄어들거나 부작용이 발생할까 봐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방사선치료 후에는 항암치료를 하지 않기 때문에 몸속 어딘가에 남아 있을 수도 있는 암세포를 없앨 방법이 없다. 이때 상황버섯이든 차가버섯이든 아내가 민간요법을 했다면 그 암세포들을 없애서 재발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다만 병원에서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얘기를 들은 후에 암 요양병원에 가서 민간요법을 한다고 아내를 힘들게 했던 건 지금도 후회한다. 말기암에는 뭐든지 해볼 수도 있지만 그것도 거동이 가능한 상태여야지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는 환자를 더 힘들게 할 수도 있다.

우리 몸에는 매일 어느 정도의 발암물질이 들어오고 있는데, 면역세포들이 거의 다 없애기 때문에 괜찮은 거라고 한다. 면역세포만 믿지 말고 항암작용이 있다는 마늘, 양파 같은 식품들은 항상 먹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아내의 투병생활을 옆에서 본 경험으로, 암은 정말 무서운 병이고 전이를 시작하면 거의 완치가 불가능한 것 같다. TV에 암 완치자들이 자주 나오는 이유는 그렇게 치료가 힘든 병에서 완치되었으니까 희귀하고 신기해서 그런 것이다. 감기처럼 흔하고 쉽게 낫는 병에서 완치되었다고 TV에 나오는 사람 봤나?

내가 나이가 들면서 남들을 잘 설득하는 병에 걸려서 이 글을 읽고 혹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 다시 얘기하고 싶은데, 이 내용은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니 무조건 따르려고 하지 말고 잘 생각해 보고 주위 사람들과 환자 본인의 생각도 잘 들어본 후에 민간요법을 사용해 볼지를 결정하기 바란다. 민간요법으로 생기는 문제는 모두 환자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원래 글을 생각나는대로 직설적으로 쓰는 성격인데, 이 문제는 워낙 민감해서 주저리주저리 참 길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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