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5 블랙라이더형으로부터 대포통장을 넘겨 받았다. 거기에는 자그마치 천만원이나 되는 돈이 들어 있었다. 착수금보다는 조금 많을 거라 예상했지만 이렇게 많으리라고는 생각을 못 했다. 이렇게 많이 받아도 괜찮은가 하는 생각과 누구도 하기 힘든 일을 해냈고 며칠동안 마음고생했으니 이 정도 보상은 받을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생각이 이리저리로 흘러 가더니 이 돈을 어떻게 써야 할까 하는 고민으로 바뀌었다. 1순위는 역시 싸이클 휠을 바꾸는 것이었다. 이것 때문에 처음 사이버흥신소 일을 시작했으니 일단은 휠부터 바꾸자. 다른 사람들과의 차별화를 위해서 많은 동호회 사람들이 추천하는 것보다는 약간 상급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여기저기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정보를 모아 결국 펄크.. 2016. 8. 28.
4 알람소리가 울리자마자 잠에서 깨어 일어났다. 어제와는 사뭇 다르게 약간의 긴장이 느껴졌고, 오늘은 꼭 쓸만한 정보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들었다. 얼른 준비를 마치고 출근했다. 다행히 세 번의 지원요청이 있어서 백신 프로그램으로 바이러스를 치료해 주고, 오피스 프로그램을 설치해 주고, 랜 케이블이 살짝 빠져서 인터넷이 되지 않는 직원을 도와 주느라 하루는 그리 지루하지 않게 지나갔다. 저녁을 챙겨 먹기가 어려울 것 같아 퇴근길에는 제과점에 들러 빵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집에 도착하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경유서버에 모아진 정보를 확인했다. 한희수에 관한 여러 가지 정보가 있었다. 물론 이 사람은 계속 활동중이니까 정보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정보들 중에 남현지에 관한 정보가 있느냐 하는 것.. 2016. 8. 24.
3 월요일 아침, 요란한 아이폰 알람소리와 소니 스마트밴드2의 알람진동에 놀라 잠이 깼다. 하지만, 일어났을 때의 기분이 다른 출근날의 아침과는 사뭇 달랐다. 지난주까지는 또 지루한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는 마음에 부스스 일어나 대강 두유 한 팩을 뜯어서 오메가3와 함께 먹고, 씻은 후에 옷을 입고 출근길에 나섰다. 오차 없이 정확하게 잘 움직이는 감정없는 로봇과 같다고 하면 훌륭한 비유가 될 것이다. 지하철역에서 나오면서 교통카드를 댈 때 나는 삐소리가 로봇에게 일터로 똑바로 가라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그에 반해 오늘은 겉은 항상 입던 비슷한 옷을 입었지만 그 안에는 명품 팬티를 사서 입은 첫날처럼 남들에게 보여 줄 수는 없지만 자랑하고 싶은 은밀한 것을 숨긴 것 같은 기분이었다.매일 아침 먹던 두유도 더 .. 2016. 8. 20.
2 일요일 아침, 늦잠을 즐기고 있는데 핸드폰 문자수신 소리에 잠이 깼다.'1990년 3월 17일생 남현지. 2016년 5월 14일 아침 등산 간다고 나간 후 연락 두절''참, 너 계좌번호도 보내 주라. 착수금 주신단다'문자를 확인한 후에 바로 블랙라이더형에게 전화를 걸었다."형, 핸드폰 아이폰이죠?""어, 근데 왜?""그럼 됐구요. 형 텔레그램하고 시큐보이스 앱 설치해 주세요.""그게 뭐 하는 건데? 텔레그램하고 시큐 뭐라고?""아무래도 이런 건 보안이 중요하니까 다른 사람이 도청 못 하게 하려구요. 그리고, 시큐보이스예요.""어, 그래? 알았다. 바로 설치할께."해킹을 하다 보니 보안에 더 민감해진 그였다. 그래서, 보안에 취약한 안드로이드보단 아이폰을 꼭 사용하게 되었고, 보안문자는 텔레그램으로 보안 .. 2016. 8. 17.
1 "띠리리리리리 띠리리리리리"김진혁 대리가 출근해서 머그컵에 커피 한 잔을 타 가지고 자리에 앉아서 향을 음미한 후에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전화벨이 울렸다.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가장 중요한 리추얼을 방해받아서 짜증이 나긴 했지만 친절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네. OA팀입니다.""인사팀 이혜진이라고 하는데요. 제 컴퓨터가 이상한 것 같아서 좀 봐 주셨으면 하는데요.""무슨 문제가 있으세요?""컴퓨터를 켰는데 마우스를 아무리 움직여도 화면에서 마우스 화살표가 움직이지 않아요.""키보드는 입력이 잘 되시구요?""네. 다른 건 잘 되는데 마우스만 안 되요.""제가 가 봐야 될 것 같네요. 자리가 어디세요?""10층 남쪽문으로 들어오시면 바로 앞 통로에서 안쪽으로 두번째 자리요.""네, 지금 가겠습니다." 사.. 2016. 8.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