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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월요일 아침, 요란한 아이폰 알람소리와 소니 스마트밴드2의 알람진동에 놀라 잠이 깼다. 하지만, 일어났을 때의 기분이 다른 출근날의 아침과는 사뭇 달랐다. 지난주까지는 또 지루한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는 마음에 부스스 일어나 대강 두유 한 팩을 뜯어서 오메가3와 함께 먹고, 씻은 후에 옷을 입고 출근길에 나섰다. 오차 없이 정확하게 잘 움직이는 감정없는 로봇과 같다고 하면 훌륭한 비유가 될 것이다. 지하철역에서 나오면서 교통카드를 댈 때 나는 삐소리가 로봇에게 일터로 똑바로 가라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그에 반해 오늘은 겉은 항상 입던 비슷한 옷을 입었지만 그 안에는 명품 팬티를 사서 입은 첫날처럼 남들에게 보여 줄 수는 없지만 자랑하고 싶은 은밀한 것을 숨긴 것 같은 기분이었다.매일 아침 먹던 두유도 더 .. 2016. 8. 20.
2 일요일 아침, 늦잠을 즐기고 있는데 핸드폰 문자수신 소리에 잠이 깼다.'1990년 3월 17일생 남현지. 2016년 5월 14일 아침 등산 간다고 나간 후 연락 두절''참, 너 계좌번호도 보내 주라. 착수금 주신단다'문자를 확인한 후에 바로 블랙라이더형에게 전화를 걸었다."형, 핸드폰 아이폰이죠?""어, 근데 왜?""그럼 됐구요. 형 텔레그램하고 시큐보이스 앱 설치해 주세요.""그게 뭐 하는 건데? 텔레그램하고 시큐 뭐라고?""아무래도 이런 건 보안이 중요하니까 다른 사람이 도청 못 하게 하려구요. 그리고, 시큐보이스예요.""어, 그래? 알았다. 바로 설치할께."해킹을 하다 보니 보안에 더 민감해진 그였다. 그래서, 보안에 취약한 안드로이드보단 아이폰을 꼭 사용하게 되었고, 보안문자는 텔레그램으로 보안 .. 2016. 8. 17.
1 "띠리리리리리 띠리리리리리"김진혁 대리가 출근해서 머그컵에 커피 한 잔을 타 가지고 자리에 앉아서 향을 음미한 후에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전화벨이 울렸다.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가장 중요한 리추얼을 방해받아서 짜증이 나긴 했지만 친절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네. OA팀입니다.""인사팀 이혜진이라고 하는데요. 제 컴퓨터가 이상한 것 같아서 좀 봐 주셨으면 하는데요.""무슨 문제가 있으세요?""컴퓨터를 켰는데 마우스를 아무리 움직여도 화면에서 마우스 화살표가 움직이지 않아요.""키보드는 입력이 잘 되시구요?""네. 다른 건 잘 되는데 마우스만 안 되요.""제가 가 봐야 될 것 같네요. 자리가 어디세요?""10층 남쪽문으로 들어오시면 바로 앞 통로에서 안쪽으로 두번째 자리요.""네, 지금 가겠습니다." 사.. 2016. 8.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