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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사람과 남은 사람들 아내가 암으로 투병하는 동안에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한 적은 거의 없다. 그런데,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에 스케치북에 쓴 글이 있다. "나야 떠나면 그만이지만, 남은 사람들이 고생이지" 아직 아내를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던 나는 이 글을 보고 깜짝 놀라서 뭔가 아니라고 이야기해야 했는데 떠오르는 말이 없어서 어버버 했던 것 같다. 지금도 뭐라고 대답하는 게 좋았을까 고민해 보는데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아내가 떠나고 이 말이 아내가 오랫동안 고민해서 했던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주 정확한 예언이었다. 남은 사람들은 참 고생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아이는 엄마가 없는 삶을 꿋꿋하게 버티고 있고, 나는 혼자서 일하고 집안일하고 아이 키우며 살고 있다. 이렇게 3가지로 적어 놓으니까.. 2022. 1. 28.
서류정리 장례가 끝나고 한동안 멍하게 지냈다. 그냥 아이 식사 챙겨 먹이고, 학교 보내고, 공부와 쉬는 시간을 챙기는 것이 제대로 정신 차리고 하는 생활의 전부였다. 아이만이 나를 살아서 움직이게 하는 이유였다. 아이가 없었으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보던 아내 잃은 남자들처럼 먹지도 않고 잠만 자다가 가끔 일어나 대충 끼니를 때우는 식으로 살았을 것이다. 아이가 있으니 아침에 일어나 아침을 챙겨서 같이 먹어야 했고, 점심과 저녁도 챙겨 먹어야 했고, 밤이 되면 아침에 아이를 깨우려면 제시간에 일어나기 하기 때문에 잠을 자야 했다. 아내의 육신이 세상을 떠났으니 세상에 있는 기록에서 아내가 존재를 지워야 했다. 하지만, 서류까지 정리하고 나면 진짜 아내가 사라진 것을 인정하는 것 같아 며칠 동안 고민을 했다. 그.. 2022. 1. 25.
장례 아내가 떠났다는 사실에 슬퍼할 새도 없이 할 일이 계속 있었다. 그나마 가족들이 옆에서 도와줘서 무사히 장례절차를 끝마칠 수 있었다. 장례식장에 도착하자마자 장례지도사를 비롯해 화장장 예약, 장례식장 사용, 음식에 대한 각종 비용에 대해 계약서를 작성했다. 장례식장에 올려놓을 아내의 사진도 필요했다. 며칠 전에 컴퓨터를 뒤져 봤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는 투병생활을 하느라 정상적인 모습이 없었다. 그리고, 문제는 아내가 사진에 찍히는 것을 굉장히 싫어해서 장난으로라도 찍으면 화를 내곤 해서 정상적으로 찍은 사진 자체를 찾기가 힘들었다. 어쩌다 있는 사진은 아이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찍은 거라서 사용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이와 놀러 갔던 어느 카페에서 찍은 사진인 것 같은데 아주 편안하고 담.. 2022. 1. 20.
이별 아내의 마지막이 다가오자 병원에서 편안히 있다가 떠날 수 있도록 호스피스 병동을 알아보라고 했다. 그래서, 전화를 해 가며 리스트를 뽑았고 찾아가서 병동을 확인했다. 그러다가 결국 선택한 것은 집 가까이에 있는 병원이었다. 호스피스 병상이 다 차서 자리가 없지만 일단 일반병실에 입원해 있다가 자리가 나면 옮겨 주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사설 구급차를 타고 집 근처의 병원으로 이동했다. 도착하자마자 응급실로 가서 검사를 받기 시작했고 병원장이 직접 와서 현재 상태를 체크해 주었다. 검사가 끝난 후에 병실로 이동했다. 이 병원도 의사와 간호사가 따뜻하게 아내를 보살펴 주었고, 무엇보다 장점은 집에서 가까워 아이가 자주 올 수 있는 거였다. 전에 있던 병원은 멀어서 일주일에 한 번밖에 못 갔지만 이 병원은.. 2022. 1. 19.
점점 마지막으로 프로젝트 일이 바빠서 몇 달 동안 아내가 병원에 갈 때 함께 가지 못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내가 입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기도가 좁아져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였다. 큰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입원 준비를 해서 병원으로 함께 갔다. 하지만, 이후에 아내는 집으로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병원에서는 기도를 확보하기 위해서 기도에 관을 꽂고 목 쪽으로 구멍을 내서 거기로 숨을 쉬도록 하는 수술이라고 했다. 잘 되면 관을 빼고 다시 입과 코로 숨을 쉴 수도 있다고 했고, 대신 입으로 숨을 쉴 수 없으니 말을 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관은 끝까지 빼지 못했고 아내의 목소리도 다시 들을 수 없었다. 나는 솔톤의 맑고 깨끗한 아내의 목소리를 참 좋아해서, 회사에서 일하다가 졸리면 전화해서 잠 좀 깨게 .. 2022. 1. 17.
재발 수술이 끝나고 회복된 후에는 행복한 날들만 계속되었다. 아프기 전처럼 여행을 다니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외식도 했다. 항암치료가 끝났기 때문에 아내의 머리는 다시 자라기 시작했는데 짧은 스포츠머리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다듬어 가며 길렀다. 수술 후 몇 달 안 되는 기간 동안 그전까지 해 보지 못 한 새로운 경험도 몇 번 했다. 이것들이 마치 회복을 축하한다는 의미처럼 느껴졌다. 첫 번째는 '김제동의 톡투유'라는 프로그램에 응모했는데 뽑혀서 방청하게 되었고, 그 후 얼마 안 있어 멜론에서 응모한 복면가왕 방청이 당첨되었다는 것이다. 톡투유는 녹화시간이 4시간 정도 되었는데 김제동의 진행이 재미있긴 했지만 한 번도 안 쉬고 내리 해서 너무나 힘들었다. 복면가왕은 내가 파일럿부터 지금까지 빠지지 않고 .. 2022. 1. 17.
항암치료, 수술 고통스러운 항암치료가 시작되었다. 보통 항암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아주 독하다. 약물을 대개 혈관으로 주입하는데 얼마나 독하면 혈관이 상해서 어느 정도 항암치료에 사용된 혈관은 더 이상 주삿바늘을 꽂지 못 하고, 계속 손상되지 않은 새로운 혈관을 찾아서 사용하게 된다. 아내는 치료받는 동안 참 씩씩했다. 우유부단하고 걱정이 많긴 했지만, 원래 밝고 긍정적인 성격이어서 쉽게 포기하지 않고 힘든 항암치료를 열심히 받았다. 어떻게 생각하면 어린아이를 두고 빨리 떠날 수가 없어서 더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메이저급 병원은 보통 항암치료를 할 때 보통 1~3주 주기로 병원에 방문해 진료 전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만족하면 항암치료를 시행한다. 진료 전 검사라는 것이 .. 2022. 1. 14.
암 선고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었을 때 그 주 토요일에 아이와 축구를 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전날 아내가 갑자기 토요일에 병원에 같이 가자고 했다. 검사를 받았는데 의사가 보호자와 결과를 보러 오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는 1%도 생각하지 않았다. 아이를 낳은 후부터 살이 많이 쪄서 약간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그리 큰일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고 병원에 가서 아내와 함께 순서가 오기를 기다렸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내는 병원에 같이 가자는 말을 할 때부터 심각한 표정이었던 것 같고, 병원에서는 웬만한 병이 아니고서는 보호자를 오라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TV 드라마에서 출연 인물들이 병원에 보호자 데리고 가는 걸 많이 봐 놓고 그때는 왜 .. 2022. 1. 14.
결혼 그녀와 나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결혼했다. 나는 처음 만날 때부터 결혼할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고민의 여지가 없었다. 결혼까지 가는 과정에서 굳이 큰일이라고 찾는다면 내가 맹장수술을 한 것 정도다. 그것도 결혼식 3주 전에. 어느 날 몸살처럼 몸에 열이 나고, 신기하게도 누워서 왼쪽 다리를 올려 보면 하나도 안 아픈데 오른쪽 다리를 들 때만 아픈 거였다. 마침 얼마 전에 회사 선배가 맹장수술을 하면서 설명한 얘기와 정확하게 일치해서 응급실로 갔고 맹장을 떼어내고 4일 정도 입원 후에 퇴원했다. 이것 때문에 결혼식 후 폐백 때 신랑이 신부를 업는 건 하지 못 했다. 거의 나은 상태이긴 했지만 수술부위가 살짝 뭉치는 느낌이 있어서, 괜히 무리하다가 신혼여행을 못 가는 사태가 벌어질까.. 2021. 7. 17.
첫 만남 20대 후반부터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혀 열심히 연애도 하고 소개팅도 나갔다. 몇 년 동안 열심히 만나고 사귀어 보기도 했지만 매번 결혼을 해도 되겠다는 상대가 없었다. 긴 시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없게 되자 '참 결혼이라는 것이 노력으로는 어려운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결혼한 사람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당시는 결혼 적령기라고 불리는 나이여서 소개팅 기회도 많이 생겼는데, 거의 1~2주에 한 번은 만났던 것 같다. 조금만 지나면 노총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시간을 허투루 보내면 안 된다는 생각에 대부분 1번 만나서 괜찮다는 느낌이 없으면 다시 만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한 번 소개팅 상대의 사진을 봤는데, 보는 순간 '아, 이 사람과 결혼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 2021. 7. 17.
프롤로그 1년 8개월 전에 아내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4년 반 동안의 힘겨운 투병생활을 뒤로하고. 아내와 만났을 때부터 암의 발견, 투병생활, 임종, 남은 가족들의 이야기까지 생각나는 대로 해 보려고 한다. 1년 넘게 이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계속하고 있었지만 쉽게 시작할 수가 없었다. 혹시라도 힘든 기억을 다시 꺼냈다가 나의 마음이 무너져 내리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컸다. 그런데, 요즘 점점 기억이 조금씩 사라져 가는 걸 느끼면서 더 이상 망설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 보기로 했다. 사실 첫 줄을 쓴 후에 다시 읽고 나니까, 가슴이 아파 오면서 괜한 짓을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살아났다. 트라우마 치료 방법이 같은 상황을 자꾸 반복해서 경험시켜서 무뎌지게 하는 거라고 하던데, 나도 기억.. 2021. 7. 7.
베네치아 영어 이름은 베니스(Venice), 이탈리아어 이름은 베네치아(Venezia) 이탈리아 도시 중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도시다. 바다 위에 세워진 도시로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풍광이다. 현지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라구나라고 하는 섬 비슷하지만 갯벌처럼 질척거리는 땅 위에 건물을 세우기 위해 나무말뚝을 잔뜩 박았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건물을 올릴 경우, 고정이 안 되어 기울어지고 쓰러지기 때문이다. 굳이 이런 땅에 도시를 세운 이유는 중국쪽에서 쳐들어 온 훈족과 북쪽에서 온 게르만족을 피하기 위해서 바다를 건너 쫓아오기 힘든 이 곳에 도시를 건설한 거라고 한다. 문제는 베네치아가 조금씩 물에 잠기고 있어서(지반도 문제고, 온난화도 문제일 듯) 사라질 거라는 얘기가 돌면서, 사라지기 전에 보려면.. 2020. 6. 17.
피렌체 피렌체 역시 예전 패키지 여행 때 한 나절 들른 적이 있었다. 잠깐이었지만 좋은 느낌이 있었고, 한국에 돌아와 나중에 '냉정과 열정 사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그때의 좋은 기억이 살아나면서 다시 가고 싶다는 열망이 더욱 커졌다. 영화에서 느껴지는 피렌체 특유의 빛바랜 자주색 느낌을 다시 느끼고 싶었다. 참 특이한 게 이탈리아는 도시마다 느낌이 다 다르다. 이번에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현재는 이탈리아가 통일되어 하나의 국가이지만, 예전에는 도시들이 각각 하나의 국가였다고 한다. 로마는 교황님의 나라이고, 피렌체, 피사, 시에나, 베네치아 등이 모두 각각의 나라였기 때문에 각각 다른 분위기를 가진 거라고 한다. 하지만, 이번에 방문한 피렌체는 예전에 내 머리 속에 있던 피렌체의 색.. 2020. 3. 9.
로마 예전에 패키지 여행에서 이탈리아를 방문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도시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 여행에서 다시 방문했을 때에도 거의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그때나 이번에나 로마는 내 취향의 도시는 아닌 것 같다. 로마는 바티칸 들렀다가 콜로세오하고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왔던 명소를 몇 군데 둘러 보면 끝이다. 그럼에도 꼭 볼 것은 있다. 일단 내가 봤던 걸 개인적인 관점에서 나열해 볼 테니까 취향에 맞는 곳은 가 보시길. 바티칸 가이드업체에서 오후 가이드투어를 했다. 바티칸박물관을 둘러 보고, 시스티나 성당에 들렀다가 성베드로 성당을 보고 끝났다. 바티칸박물관에서는 '아테네학당'과 '라오콘 군상'을 꼭 봐야 한다. 아테네학당이 바티칸에 있다는 걸 모르고 갔는데, 갑자기 나타난 아테네학당 벽화는.. 2020. 3. 2.
이탈리아에서 주의할 것들 가이드책에서 읽은 것, 현지가이드에게 들은 것, 다니면서 느낀 것들을 정리해 본다. 소매치기 역시 '이탈리아 여행'하면 유적 외에 떠오르는 단어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탈리아 여행후기를 보면 종종 소매치기를 당했다는 사람이 꼭 있고, 내 주위 사람 중에도 당한 사람이 있다. 복잡한 여행지를 가면 항상 가이드가 주의를 준다. 이탈리아는 CCTV도 보기 힘들고 심지어 경찰도 소매치기 검거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결국 알아서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 이탈리아 소매치기는 정교한 기술이 없다고 한다. 그냥 옆이나 뒤에 붙어 가방의 지퍼를 열거나 지퍼가 없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 물건을 꺼내 간다. 그러니까 호텔 밖에서 거의 꺼낼 일이 없고 중요한 물건은 역시 복대에 넣는다. 지갑이나 여권, 현금 등 그날의 여행 중.. 2020. 2. 22.
이탈리아 여행계획 여행의 종류. 패키지여행 or 자유여행 여행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돈하고 가방만 있으면 갈 수 있는 패키지여행도 있고, 이동수단부터 숙박, 먹는 것까지 일일이 챙겨야 하는 자유여행도 있다. 뭐가 좋은지 정답은 없다. 자기 취향과 능력과 체력에 맞는 걸 골라서 잘 조합하기만 하면 된다. 외국어에 자신이 없고 겁난다면 패키지여행을 하거나, 해외여행을 잘 다녀 본 사람과 가도 된다.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면 열심히 공부해서 꼼꼼히 계획을 세운 후 여행을 갈 수도 있고, 어디든 부딪혀 볼 용기가 있다면 가고 오는 항공권만 에약하거나, 어쩌면 가는 항공권만 예약하고 떠나 즉흥적으로 돌아다니다가 돈이 떨어지거나 지쳤을 때 돌아올 수도 있다. 패키지여행을 가지 않는다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예약을 해야 한다. .. 2020. 2. 5.
여행준비물 그냥 이번에 여행을 준비하면서 만들었던 리스트를 혹시나 다음에도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적어 두려고 한다.여권항공권가이드북세면도구 : 칫솔, 치약, 치간칫솔, 치실, 면도기, 로션, 클렌징폼, 샴푸, 바디샤워 -> 액체는 최대 100ml 이하 용기만 가능하고, 합쳐서 1리터 이하여야 하고 투명지퍼백 하나에 담는다선크림, 선글라스, 수영복, 우의, 바람막이점퍼(여름일 경우)손톱깎이, 코털깎이(일정이 1주일 이상일 경우)세계플러그, 휴대폰충전 어댑터/케이블, 보조배터리(용량제한 있으나 1~2개 정도는 괜찮음), 자물쇠(기차에서 트렁크 도난방지) -> 보조배터리는 위탁수화물에 넣으면 안 되고, 기내수화물로만 가능비상약품 : 소화제, 지사제, 해열진통제, 종합감기약, 상처연고, 일회용밴드 등 ->.. 2020. 2. 1.
쿨대디 (1) "학교 다녀 오겠습니다." 선우가 등교하기 위해 문을 나서기 전 최소한의 인사를 남기고 빠져 나가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엄마는 이렇게 쉽게 보내 줄 수 없다는 듯 선우의 뒤통수에 잔소리를 날리기 시작했다. "준비물은 다 챙겼니? 어제 했던 숙제 가방에 잘 넣었어? 신발주머니는 챙겼니? 길 건널 때 차 조심하고. 대답 안 하니?" 대답하기도 귀찮아서 그냥 나가려고 하다가 엄마가 쫓아 나와 한 번 더 잔소리를 할까 봐 결국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네. 챙겼어요."하고 대답하며 현관문의 손잡이를 돌려서 밀고 있었다. 이때 뒤에서 또다른 소리가 들려 왔다. "잠깐 아들. 같이 나가자." 선우는 나가려던 발길을 잠시 멈추고 가만히 기다렸다. 만나기만 하면 잔소리를 쏟아내는 엄마에 비해 아빠는 그나마 잔소리도 .. 2019. 5. 16.
MSG는 유해한가? 우리나라에서 MSG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시작된 것이 아마도 MBC의 불만제로에서 짜장면에 사용되는 MSG에 관한 내용이 방송되고부터인 것으로 기억한다. 나도 그때에는 짜장면 등 MSG가 들어간 음식을 먹어도 몸에 별다른 느낌이 없어서 크게 신경을 쓰고 살진 않았다. 그후 몇 년 후에 우연하게 MSG가 많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는 설렁탕을 먹고 몇 시간동안 이러다 큰일이 일어나는 건 아닌가 하는 고통을 느낀 후에 지금까지 강하거나 약하게 지속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그동안 MSG를 다량 섭취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몸의 이상이 발생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MSG를 덜 섭취할지, 보다 근본적으로 왜 MSG를 섭취했을 때 몸에 이상이 오는지 끊임없는 고민을 해왔다.그러다가, 얼마.. 2018. 11. 3.
개발단계에서의 개발자 지원 개발자에게 교육을 했다고 곧바로 개발자가 개발을 원활히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사용하는 기술을 모두 사용해 봤고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개발자라면 빠르게 적응할 수 있지만, 이렇게 준비된 개발자는 일부이거나 많아도 절반 정도일 것이다. 준비된 개발자가 많은 상태에서 개발을 시작하려면 개발자를 뽑을 때 준비된 사람만 뽑던가, 현재 SI판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기술로 개발 프레임워크를 구성하면 된다. 그래서, 나는 최신기술보다는 비교적 신기술이긴 한데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기술을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래야 개발자들의 개발환경에 대한 러닝커브가 짧아진다. 코드 인스펙션 결국 최고의 개발속도(개발생산성)를 얻으려면 개발자가 빨리 적응하도록 SWA가 열심히 지원해야 한다. 이를.. 2018. 7. 14.
개발가이드 작성 및 개발자 교육 개발자가 사용할 개발환경에 대한 준비가 끝나면 개발가이드를 작성해야 한다. 개발가이드는 프로젝트에 투입된 개발자들도 참조하지만 시스템을 오픈한 후에 유지보수를 담당하거나 그 후에 인력이 변경될 경우에 인계받은 개발자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설명을 듣지 않더라도 문서만으로 필요한 내용을 찾을 수 있도록 정보를 빠짐없이 기록해야 한다. 어떤 종류의 가이드나 마찬가지겠지만, 글만으로 설명하는 것보단 그림을 그리거나 샘플코드를 보여 주면서 개발순서에 따라 하나씩 차례로 설명하는 것이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먼저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에 대한 설명을 한다.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구성도와 함께 구성요소와 각각의 역할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다. 구성요소가 많다면 처음에는 모두를 포함한 큰 구성도.. 2018. 3. 11.
개발프레임워크 구현 SWA의 코딩 능력 개발환경이 준비되었으니 이제부터는 개발프레임워크를 구현해야 한다. 로컬 개발환경 구성까지는 SWA로서 경험이 많지 않아도 차례만 잘 따라서 어느 정도의 시간만 투자하면 얼추 비슷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지만, 이번 과정은 아주 많은 프로그래밍 언어적인 지식과 경험에 의해 정교하고 수준 높은 코딩 능력이 필요하다.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해 보면 최소한 4년 정도는 공통모듈이나 프레임워크 프로그램 개발을 해 봐야 어느 정도 수준의 개발프레임워크를 개발할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코딩 능력을 빠르게 향상시키는 첫번째 방법은 잘 만든 코드를 많이 보는 것인데, 그 코드에는 능력 있다고 알려진 선배의 코드를 참조하거나 공개된 오픈소스 라이브러리의 소스코드를 보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SW.. 2018. 3. 1.
로컬 개발환경 구성 개발 프레임워크를 구현하기 전에 개발환경을 준비해야 한다. 이 환경은 SWA가 프레임워크를 개발할 때도 사용하겠지만, 이걸 그대로 개발자에게 배포해서 실제 업무프로그램을 개발할 때도 사용해야 하니까 처음부터 가볍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개발환경이 개발생산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Java 버전 선택 WAS의 버전 가장 먼저 선택할 것은 Java 버전이다. 되도록 최근에 나온 버전 중에 버그픽스 버전이 높은 것이 좋고, WAS의 버전과 동일한 버전을 로컬 개발환경에서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개발된 소스를 빌드해서 WAS에 배포했을 때 클래스파일의 버전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인터페이스 대상의 버전 또 하나 Java 버전을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하는 것은 인터페이스 대상 .. 2018. 2. 16.
김치찌개 너무나 흔한 음식이고 김치만 맛있으면 웬만하면 맛있는 음식이 김치찌개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할 수 있는 음식으로 꼽는데 자주 들어가죠. 하지만, 초보들이 만들다가 맛이 안 난다고 라면스프나 MSG를 넣는 경우가 많은데 이 글 보면서 인내심을 갖고 잘 따라해 보세요. 재료잘익은 배추김치 1/4포기, 양파 1개, 물 1000ml, 국간장 약간 연어나 참치 통조림 1캔 또는 돼지고기 100g 재료설명- 김치 : 작은 배추는 1/2포기, 큰 배추는 1/4포기를 사용해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주세요. - 양파 : 채썰어 주세요. - 연어나 참치 통조림 : 안에 기름이 많은데 다 넣는 분도 있겠지만 저는 기름은 따라내고 사용해요. - 돼지고기 : 국거리용을 사도 되고 목살이나 삼겹살을 사도 되는데 .. 2018. 2. 6.
김치찜 푹 끓여 내서 깊은 맛이 나는 김치찜. 고등어를 넣으면 고등어김치찜이 되고 돼지고기를 넣으면 돼지고기김치찜이 되죠. 요즘 같이 추울 때 한 조각 잘라서 밥 위에 올리고 그걸 김으로 싸서 먹으면 정말 맛있죠. 이건 김치를 푹 익혀야 하니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 그렇다고 할 일이 많은 건 아니에요. 그냥 재료 다 넣고 익을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되니까요. 자 그럼 시작해 볼까요? 재료잘익은 배추김치 1/4포기, 양파 1개, 다진마늘 2큰술, 된장 2큰술, 물 1000ml, 국간장 약간 고등어 1마리 또는 돼지고기 300g 재료설명- 김치 : 작은 배추는 1/2포기, 큰 배추는 1/4포기를 사용해요. 김치찜을 할 때는 김치를 자르지 않고 통째로 얹은 후에 심지부분만 칼로 톱질하듯 잘라내요. - 양파 : 오.. 2018. 2. 4.
소고기무국 이번엔 미역국보다 더 쉽지만 누구나 좋아할 만한 음식입니다. 소고기무국은 별 기술 없이 쉽게 만드는, 한마디로 재료가 다 하는 요리입니다. 최고의 국물재료로 꼽히는 무, 파, 마늘이 들어가며(오죽하면 무파마 라면이 나왔을까요) 감칠맛나는 국물을 만들어 주는 국간장, 거기에 국물 위에 뜬 소고기기름까지. 맛 없기가 어려운 재료들이죠. 재료무 1토막, 소고기 100g, 대파 1/2대, 다진마늘 1/2 ts, 국간장 1Ts, 소금, 물 재료설명- 무 : 무를 옆으로 눕혀 놓고 4cm 두께로 잘라낸 토막을 눕혀 놓고 세로로 4등분하고, 가로로 5mm로 쭉 잘라내면 돼요. 재료를 손질할 때도 내가 언제나 먹던 그 소고기무국의 무를 떠올리면서 자르세요. 무는 위쪽은 연두색이고 아래쪽은 흰색인데 흰색 부분이 국물낼 .. 2018. 2. 3.
Cronometik Cronometik 잡스케줄러인 Cronometik(크로노메틱)입니다. 쉽게 무료로 쓸 수 있는 잡스케줄러가 없어서 대부분 crontab에 등록해서 사용하는데, 관리도 힘들고 결과를 확인하기도 힘들어 보여서 만들어 봤습니다. Java 기반으로 만들어서 JDK만 있으면 기동할 수 있습니다. 단, 같은 서버 안에서만 명령을 실행할 수 있고, 원격에 있는 명령은 실행할 수 없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무료로 공개하며, 저는 이를 사용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제가 테스트를 많이 해 봤지만 혹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충분히 테스트하신 후에 사용하세요. 소스도 공개하고 싶지만 오래 전에 만든 거라 찾지 못 하겠네요. 디컴파일해서 원하시는대로 마음껏 무료로 사용하세요. 원격서버 호출.. 2017. 12. 15.
미역국 누구나 알아 두면 언젠가 유용하게 써 먹을 날이 오는 음식을 첫번째 요리로 선택했어요. 유부남이라면 와이프 생일에 갓 지은 밥에 잘 끓인 미역국 하나만으로도 1년이 편해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유부녀라면 남편이나 아이의 생일에 맛있게 끓여 줄 수 있고, 혼자 사는데 생일파티를 해 줄 사람이 없으면 혼자서 끓여 먹으며 다음 1년을 버틸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음식이기도 하죠. 학생이라면 부모님 생일에 효도할 수도 있겠고, 어린이라면... 음, 불은 위험해요. 좀 더 커서 해 보세요.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 보면 처음으로 제대로 간을 보면서 만든 음식이라서 가장 애착이 가는 음식입니다. 그래서, 첫번째 요리로 정했어요. ​재료 미역 반줌, 황태, 들기름 1/2ts, 다진마늘 1ts, 국간장 2Ts, .. 2017. 9. 30.
작년부터 갑자기 글을 쓰고 싶어져서 소설 2편을 쓰면서 욕망을 분출하고 보니 (다른 분들이 보시기엔 어떨지 몰라도 스스로 읽어 보면 재미가 실력을 떠나서 그냥 내가 이런 글을 썼다는 게 신기하긴 합니다) 이것저것 쓰고 싶은 거리가 자꾸 생각나서 뭘 먼저 써야 할지 고민입니다. 출퇴근길에 지하철을 타고 다니다 보면 자꾸 새로운 소설 소재가 떠올라 메모해 두기도 하지만, 파인더를 쓰면서 꼭 쓰고 싶었던 것 중에 하나가 요리 이야기입니다.요리를 시작한지 몇 년 되지 않았지만 어떤 블로그에서 미역국을 끓이는 친절한 설명을 보고 직접 실행해 보면서 요리에 눈을 떴습니다. 그리고, TV로 백종원씨를 보면서 요리에도 어느 정도 원리가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웬만한 요리들은 레시피를 보고 따라 하면 꽤 괜찮은 맛이 나.. 2017. 6. 28.
34 맥북에어의 전원을 켜고 Wi-Fi를 검색하니 무선공유기 하나가 잡혔다. 이것을 선택해서 접속하려고 하자 비밀번호가 필요했다."형, 이거 공유기 비밀번호가 뭐예요?" 앤더슨이 블랙라이더에게 물었다. "어, tpdnjfgh" 블랙라이더가 대답했다.앤더슨은 무선공유기에 접속한 후 빠르게 프로그램을 띄우고 이것저것 키보드를 두드리고 마우스를 클랙했다. 잠시후 파일을 열자 누군가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앤더슨은 나머지 두 사람의 놀란 표정을 기대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이교수와 블랙라이더는 그 목소리가 김호준비서관의 것이라고 금방 알아 차리고 눈이 휘둥그레져서 앤더슨을 쳐다보았다."이거 챙겨 올 시간이 있었나? 지난번에 도망 나오면서 폭파하는 바람에 같이 사라진 줄 알고 이게 어디 있었던 거냐?" 블.. 2017. 6. 11.